주영욱 베스트레블 대표 인터뷰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오죽하면 웃음치료란 것까지 있을까. 웃을 일이 없으니 억지로 웃게 해서라도 마음의 병을 다스리겠다는 것이다. 삶의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한가'란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는 이는 많지 않다. 테마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베스트레블을 이끄는 주영욱 대표는 "행복을 어렵게 찾을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익숙함을 떠나 낯섦으로 다가가는 것이 여행이잖아요. 대부분 새로운 것에서 무언가를 느끼길 희망하는데요. 그중 가장 큰 것이 '행복'이란 생각이 들어요. 불행하고 싶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없을 테니 말이죠. 그래서 여행업에 몸담은 이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20년 넘는 마케팅 리서치회사 경력과 아이큐 148 이상만 모인 멘사코리아의 회장을 역임한 주 대표. 그는 2013년 과감히 여행업계에 뛰어들며 주목을 받았다. 첫걸음부터가 달랐다. 자본금 8억원의 여행사 창업이 그를 방증한다. 대개 몇 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자본금이 쓰이는 여행업계 분위기상 과감한 선투자 사례로 꼽힐 만하다.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야 고객이 오랫동안 좋은 추억을 이어갈 수 있잖아요. 가능한 한 여행사가 미리 여행 중 고객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하려 했습니다. 1부터 10까지 기존 여행상품과 다르게 하려 노력했죠."

다름을 위한 첫 시도는 가이드팁, 옵션투어, 쇼핑센터 방문 등 현지에서 강요당하는 요소를 싹 드러낸 것이다. 필수적으로 즐기고 누려야 할 여행 구성을 옵션으로 둔갑시키는 행위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 가격 경쟁을 통해 수수료로 이득을 내는 것이 아닌 상품의 차별화로 수익을 올리자는 복안이었다.

주 대표의 이 같은 접근법은 첫 상품부터 대박을 쳤다. 창업 2년차인 2014년 처음 국내에 선보인 '중국 장강 삼협 크루즈' 상품이 그 주인공이다. 영업 두 달 만에 1년치 목표 고객 수인 500명을 크루즈에 태웠다. 이후 지금까지 6000명을 모객해 매출만 1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저가 여행이 난립하던 때에 150만원대 고가 중국 여행은 어림없다는 예상을 깨버렸고요. 바다가 아닌 강으로 다니는 크루즈 여행의 기우도 역시 사라지게 했습니다. 고정관념을 깬 것이 통쾌하게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죠.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여행이 주는 행복이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인도인에게 갠지스강은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진다.주 대표는 또 다른 행복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다. 우연히 트럭을 개조해 여행하는 트러킹 투어를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트럭 안에 취사도구는 물론 숙박할 수 있는 물품까지 전부 구비해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색 여행이었다. 60일짜리 정기 코스를 한국 상황에 맞게 9일 코스로 정비했다. 대신 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나미비아에서 빅토리아 폭포까지 가는 여정으로 꾸렸다. 오랜 기간 차량을 타고 움직여야 해 50세 이상은 여행할 수 없게 돼 있는 규정을 철저한 준비를 통해 나이 제한을 허물었다. 작년까지 약 300명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귀띔했다.

"국내외 전망이나 최근 현황만 봐도 여행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업 방식이나 상품 개발은 그에 못 미치는 것이 아쉽더라고요. 달라야 합니다. 고객도 시장도 새로운 것을 열망하고 있거든요."

새로운 여행으로 주 대표가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은 인도다. 인도인에게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지는 갠지스강과 함께하는 여정으로 이번에도 주 이동수단은 크루즈다. 흔히 생각하는 몇 천t급 배가 아닌 30명가량 탈 수 있는 작은 배를 이용한다. 대신 영국 귀족풍의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단장했다. 무엇보다 이 크루즈 여행의 백미는 인도인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새벽녘 여명과 함께 마을 산책이나 요가도 하고 동남아 전통 교통수단인 릭샤나 마차 투어도 곁들인다. 다만 빠름이란 단어와는 이별이다. 모든 여정을 그날의 흐름에 맞춘다. 열흘이 채 안 되는 일정 동안 영혼의 안식을 누려보는 기이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한마디로 느린 호흡의 여행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이른바 사고의 전복이라고 할까요. 우리는 삶과 죽음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 나누는데요. 여행을 마치고나면 자신만의 깨달음이 생길 겁니다."

주 대표는 앞으로 메콩강과 할롱베이 크루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4월에 할롱베이로 떠난다. 지금껏 국내에 알려진 겉핥기식 할롱베이가 아닌 한 발 더 들어가 속살을 들여다보는 일정을 준비했다. 2000여 개나 되는 할롱베이의 섬에서 절대 비경이라 꼽히는 곳들만 둘러본다.

"제가 여태까지 내놓은 상품은 모두 빠름이나 유명세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 나라 사람들의 진정한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여정을 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죠. 익숙함에서 낯섦으로 다가가 행복에까지 이르는 그 길을 놓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여행+ 이창훈 대표 / 장주영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